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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에서 일하는 사람들 _ 공무원

삼국시대, 고려,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구중궁궐에는 다양한 직업군들이 있었다. 이들은 모두 국가에 귀속되어 일하는 사람들이어서 오늘날 공무원과 같은 지위를 가지고 있었다. 관리와는 조금 다른 계층으로 공무원 시험처럼 일정한 자격을 갖춘 선발과정을 거치기도 했다.

궁궐에서 일하는 남자

궁궐을 지키는 병사들을 제외하고는 궁궐은 왕의 공간이었다. 바꾸어 말하면 궁궐에서 남자는 주류가 될 수 없다. 관료들을 제외하고 궁궐에서 일하는 남자는 대부분 전문직이다.

 

오늘날 관점에서 전문직은 대접을 받는 직업이고 공무원의 경우 특별한 대우를 받을 수 있지만 고려와 조선시대에는 관료를 제외하고는 천직이었다. 하지만 수입이 좋은 편이었고 상황에 따라 신분이 상승할 수 있는 일을 했다.

 

궁궐에서 일한 최고의 국가직 공무원은 "어의"였다. 지금의 대통령 주치의에 해당하는 신분으로 왕과 왕실의 가족을 전담하는 의사였다. 모두가 어의가 되는 것이 아니고 의술이 가장 뛰어난 사람이 별도로 선발되었다.

 

정 3품의 신분까지 올라갈 수 있었지만 "동의보감"의로 유명한 "허준"의 경우 정 1품까지 올라갔다. 반대로 임금이 죽거나 하면 책임을 물어 목숨이 위험하기도 했다.

 

임금이 타는 말을 전담으로 돌보는 수의사 "마의"가 있다. 궁궐 내에 있는 모든 말을 관리하는 게 아니고 왕과 왕실 가족이 타는 말만 관리하는 전문직 공무원이다. 어의와 같이 말이 아프거나 잘못되면 엄격하게 책임을 물었다.

 

왕이 먹는 음식을 전담으로 요리하는 국가직 셰프인 "숙주"도 궁궐에서 일하는 대표적인 남자이다. 드라마 같은 것을 보면 왕의 음식을 상궁 같은 여자가 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왕실 전문 음식 공간 수라간에는 남자 요리사가 일을 했다.

 

세종실록을 보면 수라간에 400명의 요리사가 있었는데 그중에서 남자가 무려 376명이 있었다. 당시 요리기구들이 모두 무거워서 남자들이 필요했던 것 같다.

왕이 입는 옷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침선장"이 있다. 고려나 조선시대에 남녀의 구별이 엄격했고 남자가 하는 일과 여자가 하는 일이 구별되어 있다고 생각해서 음식을 하거나 바느질은 당연히 여자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왕이 먹는 음식과 옷은 남자가 했다.

 

또한 왕의 초상화를 그리는 "어진화사"도 남자다. 궁궐에 그림을 전문적으로 그리는 공무원 화공이 있다. 그 화공 중에서 실력이 가장 뛰어난 사람이 어진화사를 한다.

 

궁궐에서 일하는 여자

왕조시대 궁궐은 왕과 왕의 여자들을 위한 사적 공간과 대신들과 업무를 하는 공적공간으로 구분되어 있다. 궁궐에서 왕과 왕실 가족을 위해서 일하는 국가직 공무원 중 대표적인 직종이 "궁녀"이다.

 

궁녀는 엄격한 선발과정을 통해 어린 나이에 궁궐에 들어온다. 업무도 혹독해서 평생 독신으로 살아야 한다. 궁녀는 내명부에 소속되어 근무를 하는데 하는 일에 따라 여러 부서에 나누어서 근무한다. 모든 것은 왕과 왕실 가족의 보조하는 업무이다.

 

대표적인 업무에 따른 구분을 보면 지밀상(왕의 의식주 모두에 대해서 시중을 드는 최측근 궁녀이다), 침방(왕의 이불과 베개 같은 것을 만드는 일을 함), 세수간(왕의 목욕과 요강을 관리), 생과방, 소주방, 세답방으로 나뉜다.

 

궁녀는 보통 궁궐에서 환갑까지 근무하다 은퇴한다. 궁녀들 중에 임금의 눈에 들어 후궁이 되면 노동에서 벗어나고 신분이 상승된다. 역사 기록을 보면 궁녀 중에서 가장 출세한 인물이 광해군 때 궁녀 김개시라고 한다.

궁녀 신분으로 어느 누구도 무시하지 못하는 절대 권력을 가졌다고 한다. 궁녀 신분 체계가 있다. 나인에서 시작해서 상궁과 제조상궁으로 승진한다.

 

제조상궁은 정 1품과 같은 신분이다. 궁녀를 감시하는 감찰상궁이 따로 있었다. 궁녀들의 근무나 행실들을 감찰하고 처벌하는 일을 담당한다.

 

왕비나 공주 같은 궁궐 내 여자들의 건강을 전담하는 "의녀"가 있었다. 남녀에 대한 구별이 강한 궁궐에서 왕비의 건강과 출산을 도와주는 전문직 공무원인 의녀는 내의원에 소속되어 있었고 궁녀와는 달리 출퇴근이 가능했고 결혼도 할 수 있는 행동에 제약이 궁녀보다 상대적으로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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